이 상 - 아 침

시(詩) 2009. 5. 7. 14:34
아  침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- 李  箱

캄캄한 공기를 마시면 폐에 해롭다.
폐벽에 그을음이 앉는다.

밤새도록 나는 몸살을 앓는다.
밤은 참 많기도 하더라.

실어내가기도 하고 실어들여오기도 하고
하다가 잊어 버리고 새벽이 된다.

폐에도 아침이 켜진다.
밤 사이에 무엇이 없어졌나 살펴본다.

습관이 도로 와 있다.
다만 내 치사(侈奢)한 책이 여러 장 찢겼다.

초조한 결론 위에 아침 햇살이 자세히 적힌다.
영원히 그 코 없는 밤은 오지 않을 듯이.
Posted by 커피중독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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